법률산업은 프론티어 모델에 잡아먹힐까?
Chat gpt, Claude, gemini 등의 프론티어 모델들이 ‘여기는 우리가 공략할 시장입니다’라고 점 찍어놓은 분야가 있다.
- 코딩(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 수학/사이언스
- 사이버보안
- 비즈니스 에이전트(업무 자동화)
- 고위험 도메인(생물·자율 시스템 등)
등등 여러 분야가 있는데,
법률도 프론티어 모델이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한 분야다.
법률을 포함한 몇몇 도메인들을 프론티어 모델이 “직접 다루겠다”고 하는 이유는,
성능을 증명하기 위한 쇼케이스이면서 동시에 실제 병목·돈·위험이 가장 큰 곳이기 때문이다.
- 복잡한 장기 추론·정확성·책임이 동시에 중요한 도메인
- 길고 복잡한 문맥,
- 여러 단계를 거치는 논리적 추론,
- 작은 오류 하나가 큰 비용·위험으로 이어지는 구조
프론티어 모델의 “진짜 실력”은 이런 도메인에서만 드러나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 겨냥해 성능·안전성을 입증하면 그대로 차별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런 영역들은 실제 경제적 병목과 돈이 가장 집중된 영역이기도 하다.
- 소송·규제·계약에서 오는 법률 비용
- 개발자 부족·코드 품질 문제에서 오는 엔지니어링 비용
- 교통·물류·자율 시스템에서 오는 운영 비용
- 사이버공격·보안 사고에서 오는 피해 비용
이 모든 비용이 모두 막대한 수준이고,
이 병목을 줄이면, 단순 생산성 도구를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레벨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AI의 위험성을 이미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해볼 수가 있는거다.
프론티어 모델이 직접 다루겠다고 하는 영역은
쳐다도 보지 말아야겠다.
왜?
해봤자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니까.
그런데 국내에선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들이 있다.
프론티어 모델이 영어권 법률시장을 먹어치우는 동안
한국 법률시장에 최대한 먼저 자리를 잡아놓고 방어를 하겠다는 곳들이다.
좀 더 살펴보자.
우리는 네이버 사례를 이미 봤다.
세계 검색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구글이
유독 네이버에서만큼은 힘을 못 쓰는 이유는
구글이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전에
네이버가 한국 검색시장을 이미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네이버는 구글에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폐쇄적인 정책으로 방어를 했었고, 아직까지도 시장 방어를 잘 하고 있기도 하다.
이걸 법률 분야에도 충분히 적용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는아직까지 로컬 AI 기업이 중간에 들어와 리걸 특화 LLM을 만들고 이를 로펌과 함께 서비스화하는 구조가 더 강하다.

출처: 한스경제
2년 전에 로앤컴퍼니가 법률 특화 llm을 만들겠다는 것도 그렇고,
(근데 왜 2년 지났는데 소식이 없냐.. 엎어졌나?)

출처: bhsn
리걸 AI 솔루션 기업 BHSN이 대형 로펌 율촌과 함께 리걸서비스를 만들겠다고 한 것도 그렇고
여러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런 사례들이 모이면, 해외 프론티어 모델로부터 법률시장을 잘 방어할 수 있을까?
…. 그렇진 않다고 본다.
국내 시장 전체로 보면, 대형 로펌과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투어
“AI 법률 비서”를 출시하고 있다고 한다.
솔직히 회의감이 든다.
이미 프론티어 모델들은 법률전문가들의 일을 도와주는걸 넘어서 대체하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비서 얘기하면서 이 흐름을 방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거기다 정부도 직접 프론티어 모델을 만들겠다고 하는 판이다.
정부가 소버린 ai를 구축하게 되면 가장 먼저 건들 분야가 뭐겠는가?

법률이다.
이미 정부에선 ai 법령비서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
국가 공공 인프라 사업이니까, 계속 신경쓰면서 다듬겠지.
이렇게 정부가 자체 법령 LLM을 만들고,
공무원과 국민에게 공공 법률 AI를 제공해 행정·입법·법령 해석을 대체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본적인 해석·요약·검색 기능을 정부가 독점 또는 강한 통제 하에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법률전문가의 필요성을 희석시킬수도 있을거다.
공공 ‘AI 법률상담’이 일반 민사·형사·노동·행정 사건의 상당수를 커버하게 되면
그 땐 법률 전문직이 나서지 않아도 국가에서 직접 전문자격사의 수를 더욱 통제하기 시작할거다.
진짜 그 쯤 되면 많은 수의 전문자격사가 필요 없어지니까.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흘러가버렸는데,
여기서 ‘법률산업은 프론티어 모델에 잡아먹힐까?’에 대한 내 생각을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난 시간의 문제일 뿐 그럴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본다.
해외에서 만든 프론티어 모델이든 정부가 만든 프론티어 모델이든 이들이 법령/판례/계약/리서치 인프라 레이어를 장악할테니까.
그리고 대형 로펌들이 이 인프라와 직접 제휴하거나, 자체 AI를 구축하면서 법률 시장구조를 개편할거다.
AI가 법률시장 파이를 크게 키운다기보다는,
기존 파이를 재배분하면서 대형 로펌·대형 리걸테크·글로벌 프론티어 쪽으로
가치가 집중되는 “양극화·집중화” 그림이 현실적으로 더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전문자격사 규제 영역에서 독립 AI 법률서비스는 변호사법·직역 갈등에 막혀, 대형 파트너 없이 스케일하기 어려울거다.
이런 상황이라면 웬만해선 리걸테크 사업은 하지 않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해외 프론티어 모델이든 정부든 법률시장의 상당수를 먹어치울게 분명한 시장이고
남은 부스러기 시장도 언제든지 전문자격사법에 의해 규제당할 수 있는 상황인데 뭣하러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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