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세무사

근무 세무사 | 커리어와 개업간의 괴리

강의를 진행하면서, 세무사님들의 과제를 검토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과제를 피드백드리는 과정 속에서, 왜 세무사님들이 개업을 하기 어려운지 알게 된 사항이 있습니다.

근무 세무사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얘기일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세무 업계 뿐 아니라 법률 전문직 전반에서 정말 많이 보는 착각을 꼽으라면

근무 경력이 풍부할수록 개업할 때 유리하다

라는 것입니다.

이게 왜 착각이냐면

  • 직원과 로펌 대표로서 실무를 바라보는 관점은 아예 다르고
  • 실무를 잘하는 것과 일을 잘 따오는건 별개의 영역이며
  • 근무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지식들이 개업할 땐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어느하나 간단하게 넘어갈 얘기는 아닌데요.

그 중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지식들이 왜 개업할 땐 도움이 안되는가?’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근무 세무사로서의 업무, 개업해도 할 수 있을까?


시험에 막 합격하신 세무사님들 중 상당수는 규모가 큰 세무법인에서 커리어를 쌓으러 갑니다.

단순 기장만 치는데가 아니라

여러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법인에 가시면 배울 수 있는 업무들은 모두 볼륨이 큰 업무들입니다.

· 외부감사 대상 법인 월 결산업무라던지

· 상속세 업무라던지

· 상장법인 및 비상장법인 세무조정 업무라던지

· 세무 고문 업무라던지

· 비상장주식 평가라던지

· 조세불복, 소명요구 등등

규모가 큰 펌에서만 들어올 수 있는 의뢰들이 있고

그 의뢰들을 자주 처리하면 할수록 경험과 전문성을 쌓는데 도움이 되지요.

그리고 이런 경험과 전문성은 분명 개업 후에도 활용할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하시는데요.

개업 하면, 근무 세무사님들이 그동안 해오셨던 상당수의 업무들을 ‘봉인’한 채로 일을 시작해야 할겁니다.

왜냐하면 상장법인, 비상장법인들이 이제 막 개업한 세무사님의 전문지식을 소비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명하고 규모가 큰 세무법인에서 배울 수 있는 업무’라는 말을

반대로 뒤집어보면

‘유명하고 규모가 큰 세무법인이 아니면 맡을 수 없는 업무’ 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장법인, 비상장법인 등의 고객사들은 세무법인의 업무 영역과 시스템을 보고 맡기지,

세무법인의 부품 중 하나인 근무 세무사님을 보고 일을 맡기진 않습니다.

예를 한 번 들어볼까요?

세무사님이 매출 300억 이상의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라고 가정해봅시다.

이번에 업계 불황이 계속되면서, 매 월마다 현금흐름을 체크하며 조직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월마다 결산을 하며 숫자들을 체크하고, 대출/주식평가 등의 업무들을 동시에 처리해줄 수 있는 전문가를 찾고 있다면

당연히 개인 세무사무소보단, 전문가 Pool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세무법인에 눈길이 가지 않겠습니까?

처리해줄 수 있는 세금 문제들이 훨씬 깊고 넓을 테니까요.

그렇다면 세무법인 입장에서, 근무 세무사님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매출규모가 큰 고객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금 문제 중 ‘좁고 깊은 영역’의 업무들을 나눠서 파트별로 맡기지 않을까요?

그래야 고객사의 다양한 문의들을 즉각 처리해줄 수 있으니까요.

어라? 근무세무사로서 업무경력과 노하우를 쌓고 있는데

개업해서 이 지식을 활용할 궁리를 하고 있는데

막상 개업하고 보니, 세무 노하우와 지식을 소비해줄 고객사는 굳이 나한테 일을 맡길 이유가 없네?

그렇다면, 개업할 때 고객사 일부만이라도 가지고 나오면 좋겠는데,

세무법인에서 고객사를 가지고 나가는걸 그대로 두고 볼 리도 없습니다.

와~ 이게 뭐야?

개업때 도움이 되려고 기껏 세무법인에 들어가서 그 힘든 업무강도 버텨내고 있는데

개업할 땐 하나도 도움 안되는 업무영역일줄이야..

세무법인만 돈 벌고, 세무사님의 업무영역과 커리어는 제대로 개발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면 추후 개업을 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규모 있는 세무법인 들어가서 볼륨 큰 업무를 다룬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내가 맡고 있는 업무가 개업해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세무사님들이

이런 문제의식이나,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채

현재 업무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계십니다.

개업 하자마자 활용해야 하는 기술



세무사님이 개업을 하고, 바로 상장사와 비상장사에서 연락을 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세무법인에서 근무하실 때 얻었던 실무노하우는 발휘할 기회조차 없을겁니다.

전문성이고 뭐고 일단 ‘기장 고객부터 모으자’ 하는 생각이 절로 드실거에요.

근무 세무사로서 일할 때는 기장만 치는 세무사무소가 커리어면에선 안좋게 느껴졌는데

개업 세무사로서 보면, 부럽기만 한 상황으로 관점이 바뀌게 되고

‘어떻게 하면 기장고객을 빠르게 모으지?’ 하고 고민하시는 상황이 될겁니다.

다만, 이런 상황이 되기 전에

‘스스로를 어떻게 브랜딩하고, 영업/마케팅을 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드셔야 해요.

사업을 함에 있어서 브랜딩/마케팅/영업은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개업하자마자 바로 활용해야 할 지식임에도

그걸 누가 어떻게 길러야 한다고 말해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세무사님 입장에선 갑갑할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한 번 곰곰히 생각해봐야 합니다.

회사 없이 나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가?


그렇다는 대답은 쉽게 나올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야지’ 라고 생각을 하고

그에 맞게 스스로를 준비할 순 있습니다.

추가 칼럼


세무사 블로그 마케팅 | 정보 비대칭
세무사 광고대행사 | 안타까운 점
세무사 마케팅 | 돈 벌게 해준다는 메시지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