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휘 교육서비스 철학 -1
서비스 철학은 서비스 제공자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고객 관계를 뜻합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잘 이해를 못했어요.
고객이 뭘 불편해하고 문제를 겪는지 파악한 다음
그 문제를 해결해줄 상품 잘 만들고
고객 잘 찾아서 제공하면 끝 아닌가?
굳이 복잡하게 서비스철학 이런게 왜 필요하지?
정말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게 맞는 얘기긴 한데
실제로 사업을 하다보면 ‘좋은상품 잘 만들고 고객 잘 찾기’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걸 깨닫게 되죠.
좋은 상품의 기준이 없으면,
같은 서비스여도 고객이 원하는게 모두 다를 수 있는데, 누구에게 맞춰야 하는지 정하기 어렵구요.
- 고객이 비현실적인 기대를 가지고 있을 때
- 내 전문성 밖의 것을 요구할 때
- 수익성은 좋지만, 내 사업적인 방향성과 맞지 않는 일이 들어올 때
‘일단 돈이니까 받자’ 이후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라, 명확한 기준을 내리고 가치판단을 할 수 있구요.
- 전문자격사로서의 품격을 지키면서 마케팅 하는법
- 당장 매출 올리는 효과적인 마케팅 하는 법
- 대행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브랜딩과 마케팅하는법
등등 같은 고객군이여도 니즈가 다른 상황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게 됩니다.
즉 사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딜레마나 어려운 상황에 부딪혔을 때, 의사결정의 토대가 되어주는게 서비스 철학이라고 봐주시면 되는데요.
서비스 철학을 얘기한다면, 최소한 다음 3가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고객은 누구이고 어떤 상황인가
-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
- 서비스의 차별점, 추구하는 변화와 가치
위 내용을 하나씩 풀어보면서, 문휘의 교육서비스 철학을 전달드리려고 합니다.
꽤 긴 이야기가 될 듯 한데요.
천천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고객은 누구이고 어떤 상황인가
법률전문직 분들은 사회에서 제시한 가혹한 기준을 통과하신 분들입니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뒤가 없는 리스크를 계속 감당하며 달려야 했을텐데요.
이럴 땐 어떤 전략이 효과적일까요?
내가 스스로 길을 찾는것 보단, 지시에 빨리 적응하고, 반박하지 않고, 질문을 삼키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성향은 시험에 합격하고, 일을 배울 때에도 그대로 이어지죠.
주어지는 일이 만만찮고, 다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다시 힘든시기를 버티고, 시간이 지나 일에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여러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갈리면서 일을 해야 하나?
하는 근본적인 의문에 휩싸이게 되는거죠.
사회적으로는 이미 어느정도 성공한 사람이지만 내적으로는 공허함과 번아웃을 경험하는 순간이 한 번쯤은 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게, 그동안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가족과 나에게 시간을 더 쓰고 싶기도 하고, 어느정도 업무도 손에 익었겠다, 슬슬 개업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문자격사의 꽃은 결국 개업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개업을 준비하려고 보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이제야 어느정도 생활 균형이 잡힌거 같은데, 개업을 하면 또 자리 잡을 때까지 이리저리 흔들리고 불안할걸 생각하니 고민이 되는거죠.
사회적인 압박과 채찍질이 사람을 얼마나 좀먹는지는 이미 뼈저리게 알고 있기도 하고, 실패와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심리적인 문제도 있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내 법률서비스를 어떻게 팔아야 하지?
법률전문직 분들의 개업 초기엔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십니다.
- 내 실력이면 입소문만으로도 충분할 거야
- 영업, 광고나 마케팅은 실력 없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 아닌가?
- 초기엔 지인 소개좀 부탁해보자
- 그래도 개업을 했는데.. 기다리다보면 누가 알아서 찾아오겠지
그런데 사무실 월세, 식비, 비품 등의 비용은 계속 나가고 통장 잔고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시간이 지나도 예상했던 의뢰는 들어오지 않고, 내 실력을 스스로 알리지 않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죠.
저 사람은 업무능력도 별로인거 같은데
왜 사람들이 몰리지?
내가 업무경력도 더 많고, 스펙도 좋은데
왜 사람들이 나에겐 안 오지?
예전엔 그냥 넘겼을 것들이 하나 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깨달아가죠.
개업을 해서 영업을 하고 돈을 버는 건 ‘공부’와 ‘노력’과는 또 다른 게임이라는것을요.
그동안에는 회사에서 주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벌 수 있었는데 내가 직접 법인(사무소)를 운영해보니,
내가 직접 광고, 영업, 마케팅, 브랜딩을 해서 의뢰인을 모셔와야 한다는 현실.
이 현실을 체감하면, 그 때부터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 부랴부랴 돌방을 타기도 하고
- 모임에 나가보기도 하고
- 아쉬운 소리 하면서 지인을 더 찾아가보기도 하고
그동안 구차하고 부끄럽게 생각했던 것들을 눈 딱 감고 하게 되는거죠.
이런 노력이 잘 통하면 고객을 드디어 모셔올 수 있는건데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고객을 모셔와도 법률서비스가 제공하기 어려운 케이스가 존재합니다.
예를들어 그동안 회사에서 배웠던 업무가 법인에서만 필요한 업무인데, 개업하고 나서 마주하는 고객은 개인사업자라면?
내가 제공할 법률서비스 자체가 봉인된 상황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죠.
법률 분야 중에서 접근이 쉬운 일반 형사, 민사 이런 것들은
일반적인 봉직 변호사들의 처우 하락으로 이미 시장에 반영이 되어 나타난지 오래되었고
이미 난다긴다 하는 선배분들이 꽉 잡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만 더 치열해진 산업구조 문제를 겪게 되면 미치고 팔짝 뛰는거죠.
하물며 AI 서비스의 발전으로 업무 퀄리티까지 위협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동안에는 내가 스스로 길을 찾는것 보단, 지시에 빨리 적응하고, 반박하지 않고, 질문을 삼키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었는데
막상 개업한 이후에는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달라진걸 몰랐던거죠.
학교나 회사에서는 전문지식을 쌓는데 도움을 줄지는 몰라도
그 전문지식을 어떻게 알려서 판매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진 않습니다.
‘당연히 그건 네가 알아서 알아내서 적용해야지’ 하는 뉘앙스죠.
전문 노하우를 가르치고 써먹는 데 한 전문직을 10년 가까이 붙잡아두면서도,
그 기술을 알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단 10분도 시간을 쓰지 않도록 내버려 둔 것입니다.
이쯤 되니 억울하고 화가 납니다.
이 산업은 뭐가 되고, 어떤 구조인것 같고 등등의 이야기를 누가 미리 알려줬더라면,
개업한 이후에는 이런 구조가 된다는걸 미리 곰곰히 고민해보고 생각해봤더라면 더 수월하게 대응이 가능했었을거란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죠.
이제 와서 새롭게 특정 분야를 정하고 새롭게 뚫어가는 것도 힘이 듭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노하우가 아깝기도 하고, 새로운 분야를 뚫어내야 할 때 어떤 고생을 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어느정도 그려지기 때문이기도 하죠.
결국 선택지는 2가지입니다.
1. 굳이 이런 고생 더 하지말고, 그냥 직장으로 돌아가거나
2. 그래도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고객을 끌어모으거나.
1번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이고 쉬운 선택입니다.
이걸 선택한다 하더라도 감히 뒷 말을 붙일 수 없죠.
그만큼 현실의 벽이 높아졌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미 겪어보셨으니까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번을 선택하신다면 처음 마주했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법률서비스를 어떻게 팔아야 하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수 많은 걸림돌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 문제에 대해선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